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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덩이/ 묵연 스님

어둠의골짜기 2009. 11. 13. 00:25

가끔 혹은 자주
인간에 대한 실망으로 어지러워진다
인간은 참 이상한 동물이다
자신은 무조건 옳고 
남들은 다 틀렸다는 듯이 말하고 행동 한다

병이 깊다
인간은 자신을 성찰할 만한 의식이 없다
자신에게 칼을 들이댈 용기가 없고
자신을 해부하고 들여다 볼 용기가 없다
모든 문제는 자신에게 있는데 말이다.

병이 깊다
남의 단점은 현미경을 들이대면서
자신의 허물은 돋보기도 안 갖다댄다
눈은 밖을 보며, 마음은 안을 본다.
밖의 단점은 보면서 안의 허물은 못 보니

병이 깊다
사랑하는 사람도 순간 원수를 만들고 
미움과 원망의 독을  품는다
사소한 이익에 눈 멀어
배신 때리기를 서슴없이 한다

군자와 현자들이 세상을 등지고
왜 숨어 살았는지 알만하다
세상은 먹고 먹히는 금수의 세계와
그다지 다를 것이 없다
세상을 등지는 것은 백 번 옳지 않은가?

안을 살피지 않으면, 
그는 장님과 다르지 않다.
평생을 혼란과 고난과 슬픔을 겪을 것이다
그것은 그를 성숙하게 하지도 않느니,
오직 고해에 부침하는 것 뿐이다

고요히 앉아서,
오직 자신의 어지러운 마음을 살피라.
일생 모은 재산도 거지가 얻은 밥 한덩이!
그 밥 한 덩이를 위해 개처럼 굴지 말라.
안을 살피는 수행만이 인생의  보물이니라

 

출처 :가장 행복한 공부 원문보기 글쓴이 :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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