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미풍

마음은 통하게 되어 있다 어디에 있건 이 세상이건 저 세상에 있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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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통하게 되어 있다 어디에 있건 이 세상이건 저 세상에 있건!

어둠의골짜기 2011. 10. 19. 21:58

마음은 삼천대천세계인지라, 어디에 있건 서로 통하게 되어 있다.

단, 그 마음에 먹구름이 낀 상태일 때는, 혼자가 된다.

그렇지만, 마음에 낀 흐린 하늘이 맑게 개인 때는, 저 세상 곧 천상계인 우리들의 고향의 다정한 친구들과 통하게 되어 있다.

이것이 온 우주의 법칙이며 순리이다.

 

아주 오랜 만에, 아주 오랜 만에,

차를 몰고 충주방면으로 갔다.

가다가다 뒤에서 중형차가 달려와 오른쪽으로 양보하려 한 것이, 시골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마을 이름은 묵방리, 그 도로가에서 개울물 소리를 들었다.  꿀벌들이 날아와 꽃잎에 앉아 일을 하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실개천이 흐르는 냇물소리는, 즐거운 음악이었다.

빨간 고추잠자리 한 마리가 내 옆을 지나간다.

내 머리 위 전신주에 까치 한 마리가 날아와 노래를 한다.

서쪽 낮은 산 너머에서 간간히 개 짖는 소리가 들리며, 도로 공사를 하는 굴착기 소리가 들려 왔다.

 

내 차를 시골 도로와 벼밭 사이에 잠시 세워 두었다.

그 자리에,

내 인생의 윤회의 역사의 장소가 되었다.

 

삼십여 분 앉아 있다가, 길을 따라 들어 가 보았다.

마을이 없고 전신주가 있는 길을 따라 몇 분간 차를 몰았다.

동녘 산 자락 아래에 몇 채의 집들이 보인다.

도로가 옆으로는 실개천이 맑은 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자그마한 시골길 이정표가 보인다.

청원군 국봉리란 표지판이다.  국봉리란 이름은, 길가  돌에 새겨져 있다.

그 위에는,

열녀각이란 각이 세워져 있다.

길에서 그 각으로 올라가는 데에는, 대리석 같은 크고 뚜꺼운 돌판이 다리처럼 누워 있었다.

밑으로는 맑은 시냇물이 흐른다.

 

올라가 보니, 김해김씨 고종 31년(1800년 대 말)에 돌아가신 분인 듯 했다.

김해김씨 집안이 여인이 이 마을에 사는 경주김씨 김 인석씨란 분과 결혼을 했는데, 불과 1년 만에

남편이 병이 들어, 백방으로 남편의 병을 구하려고, 힘쓰다.

병이 더욱 깊어지자, 자신의 손가락에 피를 내어 입에 넣어주며 노력했으나, 남편은 죽고 말았다.

그래서, 이 여인도 남편을 따라 가겠다고 하여, 목을 메어 죽었다고 되어 있었고,

 

그 열녀각 바로 뒤에 합장묘가 세워져 있었다.

 

그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도로가 되어 있고 멀리 100미터 정도에 정자가 있고, 버스 종점이 보인다.

올라가니, 마을 경로당이 있었고, 경로당 마당에는, 벼를 말리고 있었다.

 

지긋한 연세의 할머니가 집 텃밭에서 김을 메고 있고,

한 할머니는, 씀바귀라며 캐고 있었다.

나도 따라 캐 보았다.

마침 그 때, 경로당 마당에 정자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있다.

세살 가량이 어린 아이와 아주머니, 그리고 몇 명의 할머니가 있었다.

 

아기에게 줄려고, 마침 마트에 갔다가 산, 과자 두 봉지를 주었다.

그리고, 또 다른 과자는, 할머니들이 단 것을 좋아하니, 맛이라도 보라고 건네 드렸다.

 

이 산골마을은, 모두 경주김씨 일가들이 오랜 세월 터를 내리고 사는 곳이라 한다.

나 역시, 경주김씨,

 

인생이란 우연이 없다.

내가 사는 이 다세대 주택에도,

한 달전 이사 온 노부부와 손자 두명, 이 분 역시, 경주김씨였다.

이층에 사시는, 할머니도, 역시 경주김씨라고 들었다.

 

저어쪽 안쪽 방에 사시는 신사분이 성은 모른다.

 

..

오늘은, 청주박물관과 동물원을 끼고, 산성을 넘어 갔다.  산성을 넘자, 보은과 미원으로 가는 길이다.

길을 따라 몇 분 정도 차를 몰다,

왼쪽으로 그냥 차를 몰았다.

마을 초입의 이름은 잊었다, 서너 마을이 있는 마을이다.

길가 양쪽으로 국화가 심어져 있다.

약 2킬로 미터 삼거리인 갈뫼(낭산면 갈산리)앞 보건소까지 양쪽 길옆에 국화꽃이 만발하다.

 

차를 세워두고, 길가를 걸으니 향기가 바람에 실려 온 몸에 스며 들었다.

마을은 온통 벼농사였고,

간간히 깨를 턴 흔적과 폭이 20여미터 되는, 개울을 건너 뚝방으로 올라가니, 노부부가 도리깨질을 하고 있다.

 

벼밭 사이로 잠시 걸어가니, 메뚜기들이 힘좋게 뛰어 다닌다.

물이 좋아, 그다지 농약을 살포하지 않은 듯 하다.

 

오후 3시가 약간 넘은 시간인데, 메뚜기들이 힘 좋게 뛰어 다닌다.

개울가 뚝방길을 홀로 걸으니, 기분이 넉넉해 진다.

개울 속을 보니, 작은 치어들이 많다.

 

...

 

사람이 산과 물을 맞대어 살아 간다.

홀로가 아닌,

집과 집사이에는 경계가 있고, 마을과 마을 사이에는 경계가 있다고 해도,

그 경계는 자기를 지키며, 또한 남도 존중하며, 서로 공존하는 삶이 좋은 삶이리라.

 

벼농사를 하기 좋은 환경인 이 마을은, 삼산리 라는 산 위에서 보은 가는 511번 국도까지 이어져

물이 흐르고 있다.

이 물은, 주인이 없다.

 

이 세상 이 지구상에 사는 모든 이의 것이다.

이 물을 끌어다 벼농사를 하고 있다.

 

어찌 이 물에 주인이 있으랴.

 

도시에는, 주인이 있다.

물을 마시려면, 자기 집이 아니면, 돈을 주고 사서 마셔야 한다.

넉넉함이 없다.

 

하늘을 높고, 들녘에는, 황금색으로 물든 벼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뻣뻣하게 자기를 내 세우며, 잘난 체 하는 벼는 한 개도 없었다.

 

물 또한 역시 아래로 아래로 겸허하게 마치 신의 모습인양 경건하게 자신을 낮추어 내세우지 않고,

아래로 아래로 불평없이 순리대로 흘러 내려가고 있다.

 

그 곳에 나는 서 있기도 하고, 잠시 앉아 있기도 하고, 가만히 바라보기도 하고, 걸어 보기도 하면서,

잠시, 대자연과 하나가 되어 보았다.

 

편안하다.

이 순간은, 근심도 걱정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실개천 흐르는 소리와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들과 풀잎들이 소리, 일하는 소리, 차가 달리며 바람을 가르는

바퀴의 소리, 온갖 대자연 속에 함께 공존하는 곤충들과 식물들과 동물들과 만물의 소리가 거기에 있었다.

 

빛이 있는 동안에, 모든 생명들이 활기차게 활동하고 있다.

이제 이 시간은 밤이다.

 

한 낮에 태양은, 잠시 지구 저 건너편 나라들로 자리를 이동하고, 지금은 밤이라고 하는,

낮이 아닌 달이 뜨는 밤이 시간이 왔다.

 

빛이 없기에, 낮에 그렇게 생활하던 곤충들과 움직이는 동물들은, 잠자리로 들어 갔으리라.

 

혼자 걷는 길에, 늘 내 마음속에는, 내 사랑하는 이가, 늘 함께 미소짓고 있었다.

 

내가 보는 그 풍경을 그녀도 함께 보고 있었다.

 

몸은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늘 함께 하고 있다.

 

1년에 불과 10번도 만나지 못하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저 세상 즉 천상계인 극락에 있는 육체가 없는 영혼인 광자체인 상태라면,

우리는, 이 지구라는 별에서 육체로 인해, 시간과 공간이 떨어진 상태이지만, 그곳은 시공간이 없기에,

생각하자마자 서로 통하게 된다.

 

모든 이가 아름다운, 넓고 넓은, 광대한, 풍성한 마음인지라, 흐믓하게 서로가 아무리 멀리 있어도,

우주 끝까지 있어도,

서로 바로 옆에 있는 것이 된다.

 

이 얼마나 행복한 풍경인가!

 

육체는 자신이 관리소홀로 인해, 고장이 나기도 하지만, 마음까지 고장나서는 아니 되리라.

몸이 어느 부위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반응을 보일지라도, 마음까지 인상을 찡그릴 필요는 없으리라.

 

 

이 세상에 태어나 각자가 해내고야 말리라고 약속한 일들을, 나는, 잘 하고 있는지 잠시 나를 살펴 본다.

 

다행스럽게도 한 때는, 조금 부럽기도 했었지만, 이 세상에 나의 육체적인 자녀는 단 한 명도 없다.

이 것은,

나의 전생윤회 과정에, 내가 부부로써의 책임과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이번 생에는,

반대의 입장에서, 나를 각성하기 위한 나의 결정이었으리라.

 

수녀로서 사는 여인들,

비구니가 되어 사는 여인들,

스님이 되어 평생을 사는 스님들,

어떠한 상황으로 인해, 부부일지라도 자녀가 없는 부부,

혹은 평생을 홀로 사는 사람들,

이들은, 그렇게 살리라고 약속하고 태어난 분들이다.

 

그러하기에, 슬퍼하거나 괴로워할 일이 아닌 것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내 마음이 현재, 어디에 닿아 있는가?

여래계인가?

보살계인가?

신계인가?

영계인가?

유계인가? 아니면, 유계의 하단에 있는 지옥계에 통해 있는가? 하고 생각하곤 한다.

 

밝은 빛의 세계인 극락의 여러 세상이 마음이 아닐 땐, 다시 나 자신을 바로잡곤 한다.

 

..

꿈을 꾼다.

꿈이란 나의 마음의 세계이다.

나의 마음의 현재의 상황이 꿈으로 나타난다.

등장인물이 생소한 분들을,

어제 밤에는, 굉장히 많이 등장했다.

아마도,

이 생의 아닌,

전생에 만났던 분들이리라.

 

마음은 생각으로 모든 것을 창조하기에,

어떠한 세상이었건 어떠한 시대였건 과거와 미래를 왕래하기에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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