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미풍
이 생에 좋은 인연을 만들어야 하리 본문
이왕사는거 좋은 인연 맺어야 하리.
현생에 사람과 사람은 반드시 만나게 되는 사람도 있고,
평생을 한 동네에 살아도 말 한 번 해 보지 못한 채, 살다 가는 인연들도 많다.
우리동네는 식당들이 많다.
그런데, 어떤 식당엔 웬지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없는 식당이 있다.
그저 집 아래 골목을 지나가면서,
서로 쳐다보기만 할 뿐,
서로에게 인사를 한 적이 서로가 없다.
이런 분들은, 전생에 만나긴 만났어도, 좋은 인연도 아니고 나쁜 인연도 아니었던 분들이리라.
그저, 한 사회에 일원으로 그저 있어도 없는 것과 같은, 사이였을까? 라고 생각해 본다.
그저 서로에게 아무런 관계도 없이, 그저 마치 한 학급이 급우이면서도,
그저 얼굴만 알뿐, 말도 안 해본 사이와 같은.
내가 사는 이 동네, 이사온지, 오늘로 딱 1년이 되었다.
집은 남향이면서 약간 서쪽으로 기울어진 방향이 집이다. 시계로 볼 때, 6시에서 7시 방향이 집이다.
그럼, 그 방향으로 볼 때, 서쪽에 붙어 있는 담 하나의 집에는,
아흔이 넘은 할머니와, 그분이 아들 내외와 손자 손녀가 한 집에 산다.
말을 서로 해 본 사람은,
그 집이 며느리인 50대 주부와 남편과 딸 뿐이다.
이 집과는 사이가 나쁜 사이가 아니다.
그저 서로 인사하고 지내는 사이이다. 다튼 일이라곤 없다. 그렇다고, 서로 음식을 나눠 먹은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리고 시계로 볼 때 4시 방향에 골목 하나를 두고, 70대 할머니가 산다.
이 할머니는, 말이 70대이지, 50대 주부마냥 젊어 보인다.
이 분은, 아들 둘과 딸 하나가 있다.
큰 아들이 나이가 50대이고 둘째 아들이 48세라고 했다.
이 할머니는, 재미난 분이다.
어제는, 누가 나를 부른다.
총각 총각 하면서, 집앞 대문앞에서 나를 부른다.
나가 보니, 11시 방향에 혼자 사는 듯한 할머니와 함께 서 있다.
가스랜지 좀 봐죠 하신다.
우린 할 줄 몰라서 못해, 그러니 도와줘 하신다.
그래서, 말도 붙여보지 않았던, 2층 옥상에 빨래를 널러 갈때 간혹 마당에서 뭔가를 하시던,
할머니 집으로 갔다.
가스가 다 되어서, 예비 가스통에 호수를 바꿔 연결해 드렸다.
그랬더니, 그 할머니가 고맙다고 부침개를 주신다.
특이한 맛이었다.
내 옆방에 60대 부부가 충북 진천에서 한달 전에 이사를 왔다.
손자인 초등학교 6년생과 중학교 3년생과 산다.
그리고 2011년 10월 08일 토요일 새벽 6시쯤엔가 새끼를 낳은 하얀 개와 산다.
이분들도, 나와는 그저 아는 사이일 뿐이다.
친하지도 그렇다고 사이가 안 좋은 사이도 아니다. 그저 옆방에 사는 부부일 뿐이다.
5시 방향에 사시는, 통장집, 6시 방향에 단골집 중화요리 부부, 4시 사이에 24시간 영업하는,
분식집 부부나 마트 부부,
이런 분들과 골목 입구에 앉아 있으면, 조금 정신이 온전치 못해 보이는 50대 후반이 아저씨가,
나만 보면, 담대 하나만 줘. 하며 말을 걸며,
뜸금없이 이것 저것이 말하면서, 내게 뭔가를 물어보는 분.
통장집은, 아내는, 식당을 하고,
통장님은, 이발사다.
이 식당은, 음식이 싸다. 그리고 공기밥은, 추가를 해도, 손님에겐 공짜라고 하시었다.
처음 몇 번은, 공기 추가를 돈을 안 내었다.
그러다, 아니다, 아무리 공기를 추가해도, 그냥 준다고 하지만, 세상에는 공짜란 없다,
그래서, 공기밥 1천원을 더 드리곤 했다.
그랬더니, 언제부터인가는, 공기밥 추가요금을,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표정으로 바뀐 아줌마.
이발사인 통장님,
이곳은 머리를 깍고 면도를 해도, 8천원이다.
그런데, 내 머리를 깍았는데, 처음에는 8천원 받으신다.
두 번 째는, 그냥 다른 곳도 1만원 받는데, 다 받으세요.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으레 1만원은 받아야 한다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사람들은, 선하고 좋다. 그런데, 으레 받아야 한다는 표정으로 바뀐 뒤론,
아무리 다정하게 나에게 대해도, 웬지 그 집으로 발길이 닿지 않는다.
세상에는 공짜란 없다. 식당은, 아무리 단골이라고 해도, 절대로, 공짜로 밥을 주지 않는다.
돈 없으면, 밥 안 준다. 내가 겪어 보지만,
아무리 친하고 허물없이 지내도, 그들이 나를 볼 때는, 밥먹으로 오는 손님이고, 머리 깍으려 오는,
손님으로만 본다.
6시 방향의 중화요리 부부.
남자분은, 어릴적 고생을 아주 많이 한 분이셨다.
그래서 그런지, 이 집은, 짜장면이건 짬뽕이건 볶음밥이건 뭐건간에, 푸짐하게 나온다.
내가 볼 때, 이렇게 음식을 푸짐하게 양이 많고 여러가지 곁들어 내오면, 손해일 거라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 식당에 가 보면,
대학생들도 여러명 오곤 한다.
몇 명이 오곤 조금 숫자가 모자라게 시켜도 여학생인 경우, 나눠 먹는 것을 보았다.
양이 많기에 그런 것이다.
이 분들은, 먹고 살기 위해 식당을 하지만, 꼭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어린시절 아주 힘들게 살았었기에, 배불리 손님들이 먹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낙으로 삼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드는 식당 부부이다.
이분들의 고향은, 청원군이라고 했다. 같은 동네 사람이었는데, 중매로 만났다고 한다.
서로 잘 어울리는 부부이다.
식당을 하건, 장사를 하건, 무엇을 하건, 친근감이 느껴지는 곳이 있고,
형식적으로 그래 당신은 그냥 먹고 가는 뜨내기, 라고는 인상을 주는 식당이 있고, 가게가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어언 반년 이상 서로 얼굴을 보며,
그 사람이 만들어 준, 음식을 돈을 주고 먹지만, 한결같은 음식맛을 내는 집은 별로 없었다.
있다면, 중화요리 부부이다.
그 외, 우리 동네 식당, 개업한지 얼마 안 되는, 목욕탕 맞은 편 감자탕집, 갈 때마다,
맛이 다르다.
청주문화산업단지 맞은편. 모 순대국밥집, 이 집은, 양을 많이 준다.
그런데, 가끔가다 음식맛이 다르다. 분명히 같은 사람이 주방에서 일을 하는데, 음식맛이
가끔씩 이건 아닌데 하는 맛을 낸다.
통장집 이 집 역시 그렇다.
그리고 최근 몇 번 가서 먹어본, 중화요리 집 바로 앞에서 오른쪽으로 몇 번째, 40대 후반이 아주머니가,
하는 황태칼국수집, 처음 몇 번은, 맛이 있었다.
그런데, 자주 가다 보니, 같은 음식이며 같은 분이 음식을 만들어 낸 음식인 데,
맛이 다르다.
한 결 같 은, 맛을 내지 못하는, 식당은,
손님에게 음식을 낼 때, 자기 가족이 먹는 음식처럼 만들지 않는 것이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도, 한 결 같 이, 해야 하리라.
자기가 기분이 좋을 때는, 하하 호호하며 말하고,
자기가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어두운 기운을 풍기며 말한다거나 하는 것은,
그 사람 자신이 마음이 수양이 아직 모자란 것이리라.
누가 나에게 잘 대해 주면 좋은 사람이고,
누가 나에게 잘 대해 주지 않으면 나쁜 사람이다, 라고 할 수 없다.
내가 누구에게 한 결 같 이, 대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리라.
한 때 귀신들과 다투고 힘들어 할 때,
귀신들이 아주 무서워하는 말은, 바로 상냥한 말이었다.
말만 상냥한게 아닌, 속마음이 진정 상냥했을 때, 귀신들도 감명을 받고, 극락으로
돌아가는, 체험을 여러 번 했었다.
반면에, 죽어도 죽을 줄 모르고 죽어서도 생전에 육체를 입고 살 던 때 처럼,
이기적이고,
욕심꾸러기이며,
자기만 위하던 이들은, 역시나 죽어서도 역시나 였다.
해서,
한 때, 이런 못된 돼지에게 진주를 줘도, 그게 진주인지 단지 먹을 것이 아니기에,
발로 밟아 짛이겨 버리는 것처럼,
아주 못되먹은 귀신(악령)들도 많았다. 그래서, 대뜸 혼낸 적도 있긴 있었다.
바로 작년 2010년 7월에 일이었다.
내가 아주 몸이 아파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쉴 때 였다.
그곳은, 전라북도 여산휴게소 였을 것이다.
시간은, 오전 7시가 채 되지 않았던 시간이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아파서, 휴게소 의자에 쪼그려 마치, 행려환자처럼 있을 때,
내 옆으로,
불교계의 모 종파의 여신도들이 50여명 지나갔다.
멀리서 보니, 그들은, 전세버스로 이동해 온 분들이었고, 아침식사를 휴게소에서 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만들어 온 음식을 먹고 있다.
헌데, 그 순간, 누군가 옆에서 날 부른다.
아저씨, 아침 식사 하세요 하면서, 음식을 갖고 내게 왔다.
먹고 힘내세요 한다.
바라보니, 한복을 입은 두 명이 여성이다. 몇 번 사람들은, 나를 가만히 바라본다.
서로 뭔가를 대화한다.
난, 몸이 힘들어서 음식을 먹지 못합니다. 그러니 마음만 받겠습니다. 가져 가세요 했더니,
자기들은 많이 있다고 하면서, 주시고 갔다.
이름도 물어보지 못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법화종계의 종파였던 것 같다.
당시 내 모습은, 아주 남루한 옷에, 몰골이 옆에 다가서고 싶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 두 여성의 눈빛과 표정을 보니,
사심이 없었고, 편안하고 인자했다.
누군가에게 음식이건 무엇이건 도움을 줄 때는, 상대방이 불편케 느끼게 해선 안 되리라.
이 두 여성은, 바른 수행을 하는, 수행자였다.
그래서 그런지, 옆방에 이사 온 60대 부부 중의, 66세인가 하는, 아주머니,
재미난 분이다.
여러 번, 내 방문 앞에 온다.
그리곤, 담배 하나 줘요. 한다. 그리곤 고맙습니다. 하곤 간다.
어떤 때는, 갑자기 인기척이 없이 나타날 때도 있었다.
아니, 담배가게 가서 한갑 사고 피세요 했더니, 우리 영감이 담배 피는 거 싫어해서,
몰래 피워요 하신다.
그러면서, 이번 한 번 만, 얻어 피고 다음에 담배 달라고 안 할 께요. 하곤,
또 온다.
담배 한 갑을 다 드릴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한번은, 아주 이 아주머니가 굉장히 나를 화나게 했다.
난, 방문을 닫았을 때는, 누가 문을 두드리면 아주 민감해 진다. 그게 누구건 간에,
문을 누가 두드린다.
곤히 자고 있는데, 헠 옆집 이 아주머니, 64세. 이 아주머니는, 얼굴 표정이 아주 특이한 분이다.
가만히 얼굴을 보면, 헠 할 정도이다.
오늘도, 이 일기 형식이 글을 쓰고 있는데, 나타났다.
오늘은, 다행히, 다음번에 올 때는 인기척을 하고 오세요 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밖에서 인기척을 내곤, 문 앞에 선다.
그래서, 오늘은, 편안한 마음으로 담배 한 개피 드렸다.
아저씨 몰래 피세요 하면서, 고맙습니다. 하곤 가신다.
이것도 인연이다.
내가 사는 이 환경에 만나는 사람들, 그것도 한 집에, 벽 하나를 사이에 둔,
같은 대문을 사용하고,
같은 수도계량기를 사용하고 같은 건물에 같은 주소, 다만 방 호수만 다른, 아주 특별한 인연인 것이다.
상대방이 어떻게 나오든, 이 쪽에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마음쟈세가 중요하다.
흔들릴 필요가 없다.
예전에 , 여수에서 제주로, 혹은 목포에서 제주로, 가는 여객선을 여러 번 타 본 적이 있다.
세계적인 유람선과 비교하면 작은 배지만,
통통배와 비교하면 아주 큰 배다.
이 배가 대해로 나가서 배가 나아갈 때, 파도가 잔잔하면, 마치 호수를 느릿하게 흐르는
고니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비가 오거나,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겨울 바다를 이 배가 나아갈 때는,
이 큰 배도 흔들린다. 그럼 배 안에 있는 사람들 역시 흔들린다.
파도가 잔잔한 날인데, 이 큰 배가 지나갈 때, 옆에서 조업하던 통통배가 있을 경우,
물이랑이 배가 지나가면 크다. 그 여파로 통통배들은, 심하게 흔들린다.
그렇지만, 이 흔들림에도 아무런 동요가 없는 것은, 그 배를 움직이는 선장이다.
선장이 흔들리면, 배는 망망대해를 떠돌게 된다.
특히, 배가 엔진 고장으로 파도가 치는, 바다 위에 있으면 위험하다.
나 역시, 엔진고장으로, 화를 벌컥 내거나, 혹은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어깨에 힘을 주고 하늘을 쳐다보면서 열 번 정도 크게 심호흡을 한다.
그럼, 가라앉게 된다.
사람이 살면서 사람을 만나 같이 어울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모습이다.
이 자연스런 가운데, 부자연스런 상황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낯선 사람들과 만남은, 신선함이란 없었다.
특히, 낯선 사람인데, 미소를 지으며 살갑게 다가와 다 줄 것 처럼, 다가와 말을 거는, 사람은,
좋은 인연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무슨 목적을 가진 이들인 경우가 많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어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목적으로 이용하려 하는 이들을, 사기꾼이라 한다.
이런 사람이 없는 사회가 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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