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미풍
죽은 사람들의 신에 붙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본문
붓다는 자애에 넘치는 말로 그들을 위로했다. 잠시 후에 붓다는 말을 이었다.
"바라문의 수행자들이여, 그대들 마음 속에 있는 의문을 풀어주겠다. 사양하지 말고 무엇이든지 물어라.
긴장을 풀고 몸을 편히 한 다음 한 사람씩 질문하도록 하라."
맨 먼저 몽가라자가 질문인지 호소인지 모를 말을 꺼냈다.
"저는 이미 마음속으로 두 번 질물을 했습니다만 아직 대답해 주시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대답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대는 왜 질문을 말로 하지 않고 마음 속으로 하면서 대답을 원하는가. 그대는 입이 있지 않은가. 내가 많은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혼자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말을 통해 생각하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사람들의 의사 소통으로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말이 없다면 사회 생활에서 불편을 초래할 것이고, 일도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몽가라자는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또박또박한 어조로 질문했다.
"저 세상과 이 세상, 브라흐만과 인드라신의 세계에 대해서 고타마님의 가르침을 듣고 싶습니다. 죽은 사람들의 신에 붙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몽가라자여, 그대은 육체가 전부하고 생각하는가?"
"아닙니다.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그렇다면 육체 이외에 무엇이 있는가?"
" .........."
"그대는 바라문 계급으로, 성직자 가문에서 태어났음으로 신들에게 봉사하는 특별한 종족이라고 생각하는가? 햇빛이 너희 바라문에게만 비치고 있는가?
몸을 보호해 주는 모든 주위 환경이 너희 바라문만을 위해서 있는가?
그렇지 않다.
수드라에게도, 바이샤에게도, 크샤트리아에게도 모두 평등하게 부여되고 있다.
대자연은 인간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요구하지 않으면서 묵묵히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그 모습이야말고 자비의 발현이다. 이런 대자대비한 품 속에서 사람은 육체를 지니고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대자연의 혜택이야말로 자비의 덩어리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누리 있는 대자연의 혜택을 창조해 내는 근본이야말로, 공(空)의 세계, 곧 의식의 세계, 마음의 세계인 것이다. 의식 세계는 그대의 육체를 부리고 있는 의지의 작용과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고차원의 세계이다.
몽가라자여,네가 잠자고 있을 때를 생각해 보아라. 그래의 귀는 열려 있지만 말을 들을 수 있느냐? 또 그대의 머리는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기억할 수 있느냐? 우리의 감각은 육체의 오관을 통해서 작용할 수 있는 것이지만 육체를 지배하고 있는 의식이 없다면 감각 역시 작용할 수가 없지 않느냐.
잘 생각해 보아라. 육체를 지배하고 있는 의식이야말로 너의 지배자이며 그게 바로 진짜 자기 자신이다.
범천도 천사들도 의식의 세계, 공(空)인 실재 세계에 존재하고 있다. 육체는 이 세상의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존재한다. 죽음은 네 의식과 육체와의 헤어짐이다. 결별인 것이다. 그러므로 육체는 무상한 것이다. 죽음의 공포를 없애기 위해서는 먼저 삶과 죽음의 구별을 없애야 한다.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등 육근 번뇌(六根煩惱)의 집착이 죽음의 공포가 되고, 삶은 이승뿐이라는 착각으로 인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싹트는 것이다. 내 오관으로 잡을 수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마치
장님이 보이지 않으니 없다고 말하는 어리석은 판단과 같은 것이니라."
바라문의 이론가로 알려진 몽가라자도 붓다 앞에서는 꿀벅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논픽션 붓다....중에서...페이지 432~434..저자: 다카하시 신지..역자 김해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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